요즘은 술을 마시면서 책 읽는 사람이 많은가 보다. 신기하구나. 관악구에 있는 살롱드북은 ‘술 당기는’ 서점을 표방하는 주인이 책과의 궁합에 따라 다양한 술을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술과 문학을 사랑하는 살롱드북의 주인은 집 외에 문학과 술을 즐기며 홀로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 했다고 한다. 그런 주인의 소망대로 살롱드북은 시, 소설, 에세이 등의 문학책(대부분이 독핍출판이다)으로 가득 찬 공간에 직접 디자인 한 바(bar)를 설치했다. 적당한 음주는 책 속의 감정을 깊게 흡수할 수 있는 촉매가 된다는 술을 진정 즐길 줄 아는 애주가이다. 술을 마시면서 시집을 읽기를 추천하는 살롱드북은 앞으로 술과 책이 함께하는 콘텐츠를 개발하여 추천할 것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술을 즐기지는 않지만, 술 한잔씩 들고 조용히 문학책 속으로 깊이 들어가는 사람들은 한번 구경해 보고 싶다.
책人감은 노원구 공릉 철길공원 옆에 자리한 책방 겸 카페다. 책人감은 ‘책’과 ‘사람’과 ‘감성’, 이 세 글자에서 따왔다고 한다. 책人감의 주인은 20년 가까이 대기업에서 근무하다가, 다양한 강좌와 모임을 통해서 사람이 모이는 공간과 책을 읽기 좋은 감성이 있는 곳을 만들고 싶었던 꿈을 쫓아, 문을 닫고 있던 동네 책방을 인수하여 책人감을 만들었다. 회사에서 기획일을 담당했던 경험을 살려서 스스로 책人감에서 강좌나 독서모임, 책쓰기 모임을 운영하고 있고 자신의 책 출간도 준비 중이다. 또 전국의 동네책방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연합모임을 결성했다고 한다. 책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고 책방에 대한 ‘책임감’도 강한 사람이다. 그가 추천하는 책이라면 한 번쯤은 꼭 읽어보고 싶다. 특히, '책을 읽읍시다'라고 반짝이는 네온사인이 이뻤던 기억이 난다.
경복궁 맞은편 서촌에는 그 위치와 어쩜 이리 잘 어울릴까 싶은 이름의 책방이 있다. 역사를 주제로 만들어진 역사책방이다. 역사와 관련된 책들은 역사책방에서 다 만나볼 수 있다. 대형 서점에서는 잘 찾아볼 수 없는 무겁고 두꺼운 책들이 정말 많다. 한글에 관한 고서와 자료들도 전시되어 있다. 동네 책방으로서의 역할을 할 뿐 특별할 것이 없다는 주인의 말과는 달리, 서촌에 있는 이 역사책방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특별한 의미가 있어 보인다. 서울에 이런 고즈넉한 역사책방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가. 시간이 왜 이렇게 빨리 지나가지 싶을 정도로 읽고 싶은 책들이 너무 많아서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었다. 크지 않은 책방을 가득 채운 세계 여러 나라의 역사책들과 한글 자료들이 공간을 더 커 보이게 만드는 것 같았다.
정신차려보니 나는 또 책을 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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