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얕고 넓은 상식은 필수

메리고키친, 서빙 로봇은 식상한데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메리고키친이 23일 영업을 시작했다. ‘미래 외식산업 최신 기술을 집약한 미래식당이자 미래 외식업의 쇼룸이란다. 아이 너무 거창하다 싶지만 익살스럽게 느껴지는 건 우아한형제들의 위트 넘치는 이미지 때문일 거다.

 

우선 메리고키친에서 메뉴 주문은 배달의민족 앱을 열어 테이블 별 QR코드를 찍으면 메뉴 확인과 주문, 결제까지 비대면으로 ‘배민스마트오더’를 통해 할 수 있다. 메뉴 전체를 여러 장의 사진과 동영상으로도 미리 볼 수 있다.

 

대망의 로봇 서빙. 매장 내 테이블 구성과 고객, 직원의 동선, 주방과 테이블 간 거리를 감안해 적합한 자율주행 로봇 2종을 배치했고, 한 번에 많게는 4개 테이블에 음식을 나를 수 있다. 매장 직원이 음식 쟁반을 서빙 로봇에 담아 테이블 번호를 입력하면 로봇이 최적 경로로 테이블까지 가져다주는 방식이다. 또 벽 쪽에는 모노레일을 타고 움직이는 로봇 2대가 있어 홀을 돌아다니는 서빙 로봇과 마찬가지로 직원이 로봇에 테이블 번호를 입력하면 음식을 실은 로봇이 주문자가 앉은 테이블 앞에 멈춰 선다.

 

 

 

그러하다. 주문은 앱에서 서빙은 로봇이. 우아한형제들의 미래식당은 여기까지다. 뭔가 부족한데.

 

미국 보스턴에는 Spyce(스파이스)라는 식당이 있다. 이 식당은 2015년 창업 경진대회에 참여했던 4명의 MIT 기계공학과 졸업생들이 만들었다. 스파이스에는 로봇이 홀이 아닌 주방에 있다. 재료 준비와 서빙은 사람이 하지만, 주방 전체를 로봇에 맡긴 것은 아마도 이 식당이 첫 사례일 것이라고 창립자들은 말한다.

 

식당 내부를 보면 총 7대의 로봇이 설치되어 있다. 고객은 터치스크린이나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메뉴를 주문할 수 있다. 현재 이용할 수 있는 메뉴는 라틴, 지중해, 아시아 스타일의 볶음밥 7가지다. 주문이 끝나면 주방에 있는 로봇이 7개의 회전식 프라이팬에 재료를 담아 요리를 시작한다. 이 팬은 인덕션 방식으로 가열된다. 고객들은 주방 바깥에서 로봇의 요리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음식을 기다리면서 로봇쇼를 구경하는 셈이다. 요리가 끝나면 직원이 호박씨, 치즈 가루 등의 고명을 얹은 뒤 손님 테이블에 올려놓는다. 요리에 걸리는 시간은 대략 3분이다. 가격은 기본 7.5달러이며, 스파이스의 7대의 요리 로봇은 1시간에 최대 200인분의 음식을 조리할 수 있다.

 

Spyce의 요리로봇

 

음식의 맛은 어떨까? 스파이스의 모든 메뉴는 미슐랭이 선정한 유명 요리사 다니엘 블뤼(Daniel Boulud)와 샘 벤슨(Sam Benson)이 개발한 것이며, 유명 요리사이자 스파이스의 요리 책임자인 다니엘 블뤼가 로봇 조리법을 설계해 맛까지 매우 훌륭하다고 한다. !

 

스파이스의 요리로봇 외에도 커피를 제조하는 바리스타 로봇, 햄버거 패티 굽는 로봇, 다코야키 등 간단한 기호식품을 만드는 로봇 등도 있다고 한다.

 

우아한형제님, 서빙 로봇은 조금 식상한데, 그보다 주방 로봇이 시급해 보입니다! 맛있는 메뉴로요!